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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

노동의 배신 - 바버리 에런라이크

by 동기에너지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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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기에 돈이 더 많이 든다.

 

- 쉬지 말고 리듬을 타라

이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제리스에서는 손이 연장이어서 샐러드 접시에 상추를 올릴ㄹ 때도, 파이 조각을 들어 올릴 때도, 심지어는 해시 브라운을 다른 접시로 옮겨 닮을 때도 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단 한 개 있는 남녀 공용 화장실에는 규정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어서 손을 깨끗이 닦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었지만 정작 꼭 필요한 뭔가가 하나씩은 늘 빠져 있었다. 비누, 종이 타월, 화장지, 이 세 가지가 함께 비치되어 있는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화장실 들어가기 전에 미리 냅킨을 주머니에 챙기게 되었는데, 이런 것도 모르고 문자 그대로 우리 손에서 나온 음식을 먹어야 하는 손님들에게는 정말 안 된 일이었다.

 

모두가 우리를 무시한다

- 구직 활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저임금 일자리에 지원하는 일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구직자는 자신의 에너지, 미소, 진실되거나 허위인 이력을 한데 모아 그걸 크게 흥미로워하지 않을 고용주들에게 선보인다. 입사를 하게 된다면 밀가루 반죽을 떼어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는 일을 하게 될 토르티아 제조 공장에서 ‘면접’을 했는데 면접관인 비서는 시종일관 따분해하면서 ‘안녕하세요’ 비슷한 인사말 한마디 하는 법 없이 면접을 마쳤다.

 

동료라는 이름의 노예

- 단순 노동은 단순 하지 않다.

어떤 일을 해 보지도 않고 단순노동이니 쉬울 거라고 속단해서는 안된다. 나는 옷들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했는데 처음 며칠 동안은 남성복 코너, 아동복 코너, 각종 카드 매장, 그리고 란제리 코너에 접해 있는 약 100제곱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여성복 코너의 배치도를 익히는 데 전념했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워낙 자명하다 보니 보통은 동료나 감독관과 소통하면서 일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왜 악순환이 계속되는가

- 임금은 너무 낮고 집세는 너무 높다.

고용주들은 직원들이 경제적 문맹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잠재적인 고객들에게는 ‘타 매장과 가격을 비교해 보세요!’ 하고 권하지만, 직원들에게 타 직장과 급여를 비교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내가 전에 언급했듯 특정 채용 과정의 경우에는 일부러 임금에 관한 논의나 공개를 막는 것처럼 보였다. 면접이 끝나자마자 바로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해 천박한 주제인 돈에 관해 얘기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일부 고용주들은 급여에 관해 얘기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금기에 의존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직원들에게 서로의 급여를 비교하지 않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한다.

 

- 그들은 주고 또 준다.

다른 사람들이 정당한 임금을 못 받으며 수고한 덕분에 우리가 편하게 살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여자가 배를 곪는 덕에 당신이 더 싸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여자가 먹고 살기에도 형편없이 모자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면 그 여자는 당신을 위해 지대한 희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의 기운과 건강과 생명의 일부를 당신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워킹푸어라 불리는 그들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박애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남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방치하고, 남의 집을 쾌적하고 광이 나게 만들기 위해 자신은 수준 이하의 집에서 산다. 그들이 궁핍을 견딤으로써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주가가 올라간다. 워킹 푸어의 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 모두를 위해 익명의 기증자, 이름 없는 기부자가 되는 것이다.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게일이 말했듯이 그들은 ‘주고 또 준다’

물론 언젠가는 그들도 한없이 주기만 하고 그 대가로 그렇게 적은 보상을 받는 것에 지칠 테고, 자신들이 받아 마땅한 임금을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날이 오면 엄청난 분노와 파업과 혼란이 만연할 것이다. 그러나 하늘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마침내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 살게 될 것이다.

 

 

 

상황은 더 나빠졌다.

- 가난은 이제 범죄가 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바람은 더 간소한 동시에 더 성취하기 어렵다. 빈곤을 줄이고 싶다면, 사람을 빈곤하게 만들고 계속 그렇게 살게 만드는 짓을 중단해야 한다. 임금을 너무 적게 주지 말자. 노동자들을 잠재적인 범죄자처럼 다루지 말자. 그들이 원한다면 더 나은 임금과 더 나은 노동환경을 얻기 위해 조직을 결성할 권리를 주자.

정부에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나 길에 나앉은 극빈자들을 제도적으로 괴롭히는 일을 중단하자. 어쩌면 오늘날 수많은 미국인이 생각하듯이, 빈곤을 줄이는 공공 프로그램을 집행할 예산을 확보하기가 정말로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아주 기본적인 원칙을 정해서 사람들이 넘어졌을 때 그들을 발로 차지는 않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PS : 일하기 위해 또 돈이 들고, 일하기 위해 사는 것 같아서 잃고 나면 개운하지가 않다.

게다가 열심히 일하면 더 잘 살거라는 기대나 희망마저도 버리게 한다.

노동은 신성하다고 배운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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